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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품인 줄 알고 받은 대가성 그림이 사실은 위작이었다면 얼마짜리 물건을 받은 걸로 봐야 할까?
김건희 여사의 인척(오빠 김진우씨 장모) 집에서 발견된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두고 한국화랑협회 감정위원회는 위작, 한국미술품감정센터는 진품이라는 상반된 감정을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림의 진위가 확정되지 않으며 ‘알선수재 가액’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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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위작이라면 가액은 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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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민 점 검사가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9일 오전 서울 광화문 김건희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김 검사는 출석하며 "많은 수사 관련 정보들이 많은 오해와 억측에 기반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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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기관의 상반된 판정으로 인해 진위 논란은 수사와 재판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한 미술업계 관계자는 “두 기관의 판정이 엇갈릴 경우 일반적으로 어떤 감정 기관이 더 권위가 있느냐를 판단해서 결과를 도출한다. 제3의 기관에서 다시 감정을 받아 수적으로 따질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한국화랑협회 감정위원회가 국 기업은행직장인신용대출 내 최고 공신력을 인정받는 만큼, 김 전 검사가 구입 단계에서부터 속아 거액을 주고 위작을 샀을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만일 그림이 위작이라면 위작 가격을 가액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게 법조계의 의견이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예를 들어 준 사람도 받은 사람도 돈이 들었다고 착각하고 빈 박스를 주고받았다고 하자. 기업은행아파트전세자금대출 이 경우 빈 박스를 기준으로 가액을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2019년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가 ‘짝퉁 골프채’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을 때도 검찰은 가품 풀세트 가격인 37만원을 적용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일반적으로는 시세로 가액을 책정한다. 위작이라면 위작으로서의 가액으로 판결 선고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두 감정결 정부학자금대출이자율 과가 있는 만큼 특검에서는 김 전 검사가 지불한 가격인 1억 4000만원을 가액으로 보고 기소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김 여사 측에서는 혐의를 부인하는 한편 가액에 대해서도 가품 판정을 앞세울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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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위작이라도 죄는 성립…뇌물죄 적용 시에는 문제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설령 그림이 위작으로 판명난다고 해도 혐의 성립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가품이라고 해서 가치가 0원은 아니다. 하다 못해 몇만원짜리라고 해도 받은 점이 인정된다면 알선수재로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알선수재는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을 알선하는 명목으로 금품이나 이익을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면 금액과 무관하게 구성요건이 성립한다.
다만 만일 특검팀이 뇌물 혐의를 검토한다면 그림 진위에 따라 적용 법조가 달라질 수 있다. 뇌물 혐의의 경우 물품 가액이 3000만원을 넘어가면 형법상 뇌물죄가 아닌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죄가 적용돼 가중 처벌한다. 한상훈 연세대 로스쿨 교수는 “위작이라도 재물은 재물이다. ‘가액 불상의 미술품’ 등으로 알선수재를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뇌물죄를 적용할 시 액수가 미상이라면 일반 형법상 뇌물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김 여사는 공무원 지위가 없어 공무원 범죄인 뇌물죄를 적용하려면 윤 전 대통령과 청탁 내용을 공유한 사실을 밝히거나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경제 공동체’라는 걸 전제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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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김건희 선물용’ 의심, 왜?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2023년 5월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 앞서 김건희 여사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향후 특검과 김 여사 측은 그림이 위작인지 진품인지, 그에 앞서 해당 그림을 김 여사가 받았는지 아닌지를 다툴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여사는 특검에서 “이 화백 그림은 위작이 많은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나라면 사지 않는다”며 자신은 그림과 무관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김 전 검사 역시 “김 여사 오빠 김진우씨 돈으로 대신 구매한 것”이라며 공여가 아닌 ‘대리 구매’를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그러나 이 그림이 김 여사 선물용이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해 9월 3일 세계문화유산인 종묘를 사적 이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김 여사가 초청한 외국인 일행이 미국 화가 마크 로스코의 아들 크리스토퍼였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9일 취재진과 만나 “종묘 공개제한 지역인 망묘루를 사적 지인들과의 차담회 장소로 부당 이용했다는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9월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페이스 갤러리에서 열린 '조응: 이우환과 마크 로스코'전 프레스투어에서 취재진들이 전시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마크 로스코는 러시아 출신의 미국 화가로 추상 표현주의의 거장이다. 김 여사는 2015년 로스코 작품 50여점을 국내로 들여와 ‘마크 로스코 전(展)’을 열었고, 3개월 동안 25만명의 관객이 예술의전당을 찾으며 성황을 이뤘다.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2023년 방한 당시 “미국 국립미술관(내셔널갤러리)이 한국에 대규모로 그림을 빌려준 첫 번째 사례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김 여사를 추켜세우기도 했다.
크리스토퍼가 지난해 9월 방한한 건 이 화백과 아버지 마크 로스코의 2인전을 열기 위해서였다. 지난해 9월 4일~10월 26일 서울 한남동 한 갤러리에서는 ‘코레스폰던스(Correspondence·서신): 이우환과 마크 로스코’라는 이름의 전시가 열렸다. 김 여사가 전시 기획자로서 이름을 알린 계기 중 하나가 로스코전인 만큼 김 전 검사가 로스코와 마찬가지로 추상 표현주의의 대가인 이 화백의 그림을 선물로 택했을 가능성이 있다.
최서인·전민구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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