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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고 주름이 술이나 발전하고 조용히 약간 니까.우리는 언제부터 악당에게 끌리기 시작했을까.
범죄자를 처단해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야가미 라이토, 그리고 1930년대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무장 강도 커플 보니와 클라이드. 하나는 만화적 상상이 만들어낸 '절대악'이고, 다른 하나는 불안이 일상이 된 시대가 길러낸 악이다. 흥미롭게도 이질적인 두 세계는 모두 극작가 아이반 멘첼과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손에서 태어났다. 두 창작자는 빌런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작품들을 통해 악당이 서사의 중심을 차지하게 된 이면을 각기 다른 빙식으로 보여준다.
그릇된 정의감이 만든 최악 빌런, 라이토
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뮤지컬 '데스노트'. 라이토를 맡은 김민석이 '정의는 어디에'를 부르고 있다. 오디컴퍼니 제공
도심 한복판에서 흉기 난동을 부린 범인이 다시 어린이집에서 인질극을 벌이지만 경찰은 속수무책이다. 과연 학교에서 배운 것처럼 바다신2릴게임 법으로 엄격하게 단속하는 것이 사회 정의를 지키는 방법일까. 야가미 라이토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법이란 구멍투성이라며 자신의 마음을 채울 정의를 찾겠다고 노래한다('정의는 어디에'). 그리고 운명처럼 손에 쥔 데스노트. 이름이 적히면 40초 후 죽음을 맞는 이 초현실적인 도구를 통해, 라이토는 법망을 피해 왔던 범죄자들을 제거해 나간다. 스스로를 정의의 신천지릴게임 사도라고 믿는 위험한 확신에 사로잡힌 채로.
만화에서 영화와 TV 드라마로, 다시 뮤지컬로 거듭난 '데스노트'(5월 10일까지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의 라이토는 스스로를 살인자가 아닌 정의의 실행자로 규정하는 빌런이다. 그의 위험성은 폭력 그 자체보다 폭력을 정당화하는 자기 서사에 있다. 낮에는 모범생, 밤에는 심판자 ‘키라’(Killer 바다이야기사이트 의 일본식 표현)로 살아가는 그의 이중성은 관객에게 불편한 동조를 이끌어낸다. 처벌받지 않은 악을 단죄하는 라이토의 선택이 일순간 설득력을 얻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그때, 정의라는 명분이 얼마나 손쉽게 폭력의 가면으로 뒤바뀔 수 있는지 드러난다. 단죄받지 않는 악에 분노하던 관객이 어느새 그보다 더 큰 악의 손을 잡고 환호하는 셈이다.
바다이야기게임다운로드
뮤지컬 '데스노트'. 김성철이 연기하는 엘은 구부정한 자세와 맨발로 무대를 활보한다. 오디컴퍼니 제공
이 위험한 게임의 상대편에는 또 다른 일그러진 정의, 엘(L)이 있다. 베일에 싸인 명탐정 엘은 라이토의 유일한 대항마지만 그 역시 '절대선'은 아니다. 키라를 도발하기 위해 사형수를 방패막이로 내세워 키라에게 죽게 하는 엘과 타인의 목숨으로 노트를 실험하는 라이토. 각각 짙은 색 셔츠와 흰 티셔츠를 입은 옷차림부터 대조적인 두 인물은 역설적으로 도플갱어처럼 닮았다. 둘은 치밀한 사고력과 승부욕,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잔인함을 공유한다. 특히 이번 시즌 광기 어린 눈빛의 김성철 엘과 서늘한 고음을 장착한 김민석 라이토의 대결은, 만화적 상상력에 머물던 이야기를 관객이 외면하기 어려운 현실의 문제로 끌어올렸다.
군중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살인마 키라를 신처럼 떠받드는 만화적 설정은, '사이버 레커'(부정적 사안을 폭로하는 영상으로 이익을 얻는 유튜버)로 대표되는 사적 제재 콘텐츠가 판치는 지금의 현실과도 매우 흡사하다. '데스노트'는 2015년 일본 원작 라이선스 버전으로 처음 국내에 소개돼 2022년부터 선보인 논레플리카(Non-Replica·원작의 대본과 음악에 무대 연출 등 현지화) 공연이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다. 세련된 대형 LED의 영상미와 홍광호·김준수·고은성 등으로 계보를 이어 온 배우들의 폭발적인 가창력이 인기 비결이다. 더불어 롱런하는 중요한 이유는 묵직한 주제의식이다. 뮤지컬은 만화적 스펙터클에 함몰되기보다 두 천재의 심리 묘사에 집중함으로써 관객에게 집요하게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공공에 맞서는 무법자의 낭만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의 클라이드(윤현민)와 보니(이봄소리)는 극 중 '시대의 아이콘'으로 등극하는 만큼 스타일 면에서도 공을 들였다. 쇼노트 제공
멘첼과 와일드혼은 악당을 이야기의 중심으로 끌어오는 데 주저하지 않는 창작자들이다. 뮤지컬 ‘데스노트’가 정의의 이름으로 초자연적인 노트를 이용해 사적 단죄에 나섰다면 ‘보니 앤 클라이드’(3월 2일까지·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는 현실 범죄를 ‘로빈 후드’ 신화처럼 포장한다. 은행 강도와 탈옥, 살인을 일삼은 보니 파커와 클라이드 배로의 실화는 1967년 영화로 먼저 소비됐고, 2011년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한국에서는 2013·2014년에 이은 세 번째 논레플리카 프로덕션으로 돌아왔다.
보니와 클라이드의 폭력은 라이토보다 현실적인 얼굴을 하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를 악인이라 부르지 않는다. 사랑했고, 도망쳤고, 살아남으려 했을 뿐이지만 그 선택들이 겹치며 범죄가 반복되는 결과만 남았다. 라이토가 질서를 이야기할 때 보니와 클라이드는 자유를 노래한다. 라이토와 보니·클라이드는 논리는 다르지만 폭력을 서사로 감싸안는 방식만은 닮아 있다.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에서 클라이드(오른쪽·조형균)는 형인 벅(김찬호)까지 범죄에 끌어들인다. 쇼노트 제공
보니와 클라이드의 총구에 쓰러진 이들은 거대 조직이 아닌 평범한 이웃들이었다. 그럼에도 이 잔혹한 서사는 끊임없이 콘텐츠 소재로 되살아난다. 대공황기 미국에서 이들은 범죄자인 동시에 시대가 소비한 스타였기 때문이다. 언론은 이들을 서부극 주인공처럼 묘사했고, 세련된 옷차림으로 고급 자동차를 탄 연인의 사진은 대중의 결핍을 자극했다. 체제에 대한 분노를 쏟아낼 출구가 필요했던 시대, 보니와 클라이드는 법의 경계를 넘나드는 존재로 소비됐다.
옥주현, 조형균, 윤현민, 배나라 등 스타 배우들이 전면에 나선 이 뮤지컬은 인물의 범죄를 굳이 해명하지 않는다. 보니와 클라이드가 어떤 계기로 선을 넘었는지 설득하려 들지 않음으로써 이들의 폭력을 몰입이 아닌 관찰의 대상으로 남겨 둔다. 개연성 부족은 오히려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도 이들의 범죄가 낭만으로 미화되지 않게 한다.
악을 스타로 만드는 시대와 대중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왼쪽 사진)과 극작가 아이반 멘첼. 쇼노트 제공
정의와 자유라는 말이 폭력을 가리는 순간, 빌런은 설득력을 얻는다. 공정한 시스템이 무너졌다고 느낄수록 관객은 악인의 선택에 감정을 이입한다. 과거의 빌런이 밑도 끝도 없이 악했다면, 지금의 빌런은 '이유'가 넘쳐난다. 현실이 팍팍해질수록 대중은 악인의 인과관계 속에서 정당성을 찾으려 들고, 악은 그만큼 더 세밀하게 설명되는 존재가 된다.
만화적 상상이 낳은 라이토와 대중의 일그러진 욕망이 빚어낸 보니와 클라이드. 범죄는 개인이 저질렀지만 그들을 스타로 만든 건 시대와 대중이었다. 라이토와 보니·클라이드는 서로 다른 배경에서 태어났지만 같은 질문을 던진다. 왜 우리는 폭력을 혐오하면서도 그 속에 담긴 서사에 매료되는가. 악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저 시대가 원하는 가장 매혹적인 얼굴로 끊임없이 진화할 뿐이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범죄자를 처단해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야가미 라이토, 그리고 1930년대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무장 강도 커플 보니와 클라이드. 하나는 만화적 상상이 만들어낸 '절대악'이고, 다른 하나는 불안이 일상이 된 시대가 길러낸 악이다. 흥미롭게도 이질적인 두 세계는 모두 극작가 아이반 멘첼과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손에서 태어났다. 두 창작자는 빌런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작품들을 통해 악당이 서사의 중심을 차지하게 된 이면을 각기 다른 빙식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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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데스노트'. 라이토를 맡은 김민석이 '정의는 어디에'를 부르고 있다. 오디컴퍼니 제공
도심 한복판에서 흉기 난동을 부린 범인이 다시 어린이집에서 인질극을 벌이지만 경찰은 속수무책이다. 과연 학교에서 배운 것처럼 바다신2릴게임 법으로 엄격하게 단속하는 것이 사회 정의를 지키는 방법일까. 야가미 라이토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법이란 구멍투성이라며 자신의 마음을 채울 정의를 찾겠다고 노래한다('정의는 어디에'). 그리고 운명처럼 손에 쥔 데스노트. 이름이 적히면 40초 후 죽음을 맞는 이 초현실적인 도구를 통해, 라이토는 법망을 피해 왔던 범죄자들을 제거해 나간다. 스스로를 정의의 신천지릴게임 사도라고 믿는 위험한 확신에 사로잡힌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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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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